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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바이플] 대학 시간강사, 비정규직 불안한 지식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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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1-24 11:30 조회2,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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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간강사, 비정규직 불안한 지식의 최전선!
박상태 문학평론가 | webmaster@pressbyple.com
 
몇 해 전 한 수도권 D 대학으로부터 출강 요청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출판 편집’과 ‘수필 창작’ 등 두 과목 강의 요청을 받았는데, 해당 과목을 담당하던 교수가 도서관장 보직을 맡게 됨에 따른 외부강사 섭외였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강의 경력 등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걸어온 조교가 대뜸 “미안하지만, 학교 사정상 4대 보험 가입이 안 되는데, 그래도 강의를 해줄 수 있느냐?”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가 거론하는 4대 보험이란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을 가리키는 것인데 몇 년 전부터 대학교 시간강사 채용 시에는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산재보험은 일하다가 다치거나 직장 환경에 의해서 질병이 발생하면 보상을 해주는 것이고, 고용보험은 개인 사정이 아닌 직장사정으로 실직했을 때 실직 후 약3~6개월간 실업급여를 지급해 주는 사회보장형 보험이다. 그런데 이때 고용보험의 경우 보험료 계산 식은 전체 보험률이 11.5%인데 여기에서 사업장에서 7%, 본인부담 4.5%로 학교 측의 부담률이 더 높아, 이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 가운데 직장건강보험 가입이 안 될 때 더 고액의 지역의료 보험료를 내거나 심지어, 의보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도 있어 전업 시간강사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개인사정상 제1종 의료보험 가입자이고 고용보험은 다른 학교에서도 강의가 지속하는 등 필요를 절감하지 못하고 있어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개강이 되어 학교에 나가면서 받아든 시간강사 채용 계약서를 보고서 더욱 씁쓸한 기분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 측은 강사 계약 기간이 딱 6개월로 못 박힌 계약서를 내밀었다.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의 아르바이트 과외비도 못 되는 시간당 3만 원의 강의료를 받고 한 학기 강의를 마치자마자 강사 신문이 박탈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매년 입시 한파가 몰아치는 수능시험 즈음이 되면 입시생들은 자신이 가야 할 대학을 두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에 못지않게 대학 강사들은 다음 학기 출강 여부는 어떻게 될까 봐 불안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대부분 대학이 학기 단위, 6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고 있어서 안정된 장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 계열 시간강사들의 운명을 더욱 옥죄어들 고 있다.
신입생 모집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의 D 대학 문예창작과가 폐과된 데 이어, 내년부터는 H대의 대학원 문예창작과가 폐과되고 학부 과정은 문화콘텐츠학과 개편이 확정되는 등 여러 대학의 인문계 학과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모 대학에서는 교양과정에서 글쓰기 등의 교양과목이 축소되는 대신 실용적인 ‘회계학’ 과목이 필수 과목으로 편성되고, 불문과 독문과 등은 유럽문화학부로 개편되기도 했다. 대학에서 알베르 카뮈나 귄터 그라스 등을 강의하던 교수가 퇴임한 다음에는 해당 언어를 다루는 강의는 아예 퇴출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대학교 시간강사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몇 년 전 시간강사들의 평균 수입을 조사한 바로는 한달 평균 수입이 56만 원이라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나마 전공과목 강의는 맡기 어려워서 교양 과목이 폐지된 역사학, 철학 및 불문학, 독문학 전공자들은 강의를 맡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이 같은 현실을 견디다 못한 나머지 서울대와 조선대에 출강하던 시간강사들이 자결로 생을 마감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학은 국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교원의 절반 이상을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전임 교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체 대학교원의 60% 이상이 비전임 교원이며, 이 가운데 시간강사가 전임교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밝힌 ‘2013년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교원현황’에 따르면,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전체교원 19만 9,024명 중 전임교원은 7만 6,380명으로 38.4%에 불과하고, 비전임 교원이 12만 2,644명으로 전체 교원의 6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전체교원 15만 4,356명 중 6만 3,500명(41.1%)이 전임교원이며, 비전임 교원이 9만 856명으로 58.9%를 차지했다. 전문대학에서 비전임 교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서 전체 교원의 71.2%(3만 1,788명)가 비전임 교원이다.
그동안 열악해져 있던 시간강사의 강사료를 2010년을 기준으로 상당히 향상되어, 수도권의 4년제 대학들은 대부분 시간당 4만 원 수준의 강사료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는 또다른 꼼수도 숨어 있다. 2010년 전에는 강사료가 대부분 23,000원-28,000원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4만 원으로 띄우더니 1년이 지나니 5만 원, 또 1년이 지나니 6만 원으로 오르는 대학들도 생겨났다. 교원유형별 평균연봉을 보면, 4년제 대학의 전임교원인 교수, 부교수, 조교수의 평균연봉은 각각 9,148만 4천 원, 7,425만 9천 원, 5,272만 9천 원인 반면 비전임 교원인 겸임교원, 초빙교원, 기타 비전임 교원, 시간강사의 연봉은 각각 853만 9천 원, 2,853만 3천 원, 1,909만 7천 원, 650만 4천 원에 그쳤다. 겸임교원과 시간강사의 연봉은 1천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강사만 따지면 평균 연봉은 600만 원으로 국민 최저 생계비를 훨씬 밑도는 열악한 수준이다.
몇 년 전 시간강사 보수를 현실화했지만 갈수록 내부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다. 국고 지원은 한계가 있는데, 정부에서는 시간강사료 올리라고 압박을 하니, 궁여지책으로 비전업, 겸임의 강사료를 전업강사료보다 싸게 지급하고, 시간을 더 많이 배당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면서 시간강사의 숫자를 대폭 줄이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이상의 대학에서는 ‘강의전담교수’라는 명목으로 비전임 교수를 채용하여 강의시수를 대폭 늘리면서, 역으로 시간강사의 수를 대폭 줄이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에서 노동법 등을 강의하던 강사 김영곤 씨는 7년여의 강의 경력에도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하여, 이의 구제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전 고려대 간사 김영곤 씨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넘게 고려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했고, 2006년에는 우수강사 표창도 받았다. 또한, 학생들의 수업권을 위해 절대평가 확충과 대형강의 폐지를 주장했다. 또 법정 정규교수 100% 충원을 국가와 대학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OECD 기준에 따라 교원 1인당 20~30명 학생 비율을 현실화해야 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고려대에서 가르치는 동안 그는 시간당 5만 1,000원의 강사료를 감수해야 했으며 이마저도 방학 중에는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잘못된 현실에 문제 인식을 느낀 김영곤 씨는 2007년 국회 앞에 교원지위의 회복을 요구하는 텐트 농성을 시작했다. 그의 이러한 목소리에 학교와 교육 당국 그리고 정부에서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자 2012년 2월 15일에 그는 △시간강사 시급 인상 △방학 중 강사료 지급 △수강인원 줄이기 △절대평가 도입을 요구하며 고려대 본관 앞에도 농성 텐트를 쳤다. 하지만, 고려대는 농성금지 임시처분소송을 내면서 교섭에도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
우수강사 표창을 받는 등 누구보다 수업과 학생에 헌신적이었던 그에게 고려대학교는 2013년 1학기 ‘비박사 강사’라는 이유를 들며 (수십 명의 강사와 함께) ‘해고’로 응답했다. 학생들은 학생대로 수강신청 대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대학 측이 말한 ‘전문성의 부족’은 해고의 진짜 이유가 아니었다. 김영곤 강사를 해고한 이후 그가 담당했던 <노동의 역사>, <노동의 미래>는 ‘전문성 있는’ 강사를 찾지 못해 수업개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고무효소송 2차 공판에서 김영곤 강사를 임용 추천했던 경영대 강수돌 교수는 다수의 집필 경력(<노동의 역사와 노동의 미래>, <한국노동사와 미래 1,2,3>, <한국의 공동체 자기고용> 등)과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하며 강사로 추천해왔지만, 교무처에서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가 내려왔음을 증언했다. 결국, 해고의 본질은 학생들의 수업권과 강사들의 교원지위를 주장하는 강사에 대한 탄압이었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하여 국회에서는 2년 전에 대학강사 처우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바 있다. 대학의 시간강사는 실질적인 교원으로서 기능과 구실을 하고 있음에도 법적 지위가 마련되지 않아 심각한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는 시간강사들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애초 2014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시간강사들에게 대학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며 최소 1년 계약을 맺으며, 방학 기간 중에도 급여를 지급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시간강사의 처우개선과 신분안정을 위한다는 입법 취지와는 달리 처우개선은 거의 없으면서 시간강사제도 및 변형된 비정규직 교수제도를 더욱 고착화하고 정규교수임용을 줄이는 데 악용될 수밖에 없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사립대학 등은 그만한 재정 여건이 되지 못한다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고, 법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의 시간강사 해고사태가 예상되어 야당 측의 발의로 이 법의 시행이 2년 유예된 실정이다. 입법취지와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간강사 법의 시행을 상당 기간 유예하고, 시간강사의 신분안정과 생계보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지만, 정치권과 교육 당국의 대응을 보면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순서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2016년 1월부터 시행되면 2년여의 준비기간이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시간강사, 대학, 교육 당국의 계속된 논의에도 성과는 없던 점을 참작하면 남은 2년의 앞날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시간강사 단체들은 대체입법을 통해 시간강사, 초빙ㆍ겸임ㆍ연구교수 등 모든 비정규 교수들을 '연구강의교수'로 통합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2년마다 평가과정을 거쳐 연구강의교수의 재계약을 진행해 고용불안을 해결하고 시급만 받고 있는 시간강사들에게 기본급을 제공하고 공동연구실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부에서는 국회와 협력하여 이 같은 시간강사 처우 개선 법률을 제정한 마당에 그에 걸맞는 예산조치를 하여야 했음에도, 대학 당국에만 맡겨주는 미흡한 정책으로 일관한 것이 화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이후 대학에서는 퇴직금 등의 발생 요인을 차단하고, 2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되어 있는 비정규직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6개월 계약 관행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 대학에 따라 글쓰기와 말하기 등 교양 과목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몇몇 대학에서는 인문학 전공 강사들의 강의 시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그에 따라 신분을 보장받지 못한 강사들이 대거 강단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하루빨리 시간강사 신분 보장과 처우 대선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선 교육 당국부터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매년 대학 문을 나서는 졸업생들이 45만 명 내외가 되는 현실에서 개인 창업을 포함한 전체 취업자 수는 40% 내외인 23만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즉, 지식 집약사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고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만을 취업으로 인정하는 정책은 반시대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회계학 등 실용적인 지식의 비중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선진국들이 4년제 대학을 마친 연후에 의학이나 약학, 법학 등을 공부하도록 하는 것처럼 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교양과 인문의 중요성은 날로 더해 가는데도 이를 헐뜯고 대학에서 푸대접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대학원 과정을 제대로 마치고 대학교원이 되기 위한 품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5억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이 같은 투자에도 대학원 졸업자들이 설 자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사회는 분명하게 거꾸로 가는 사회이다.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거리로 내몰리는 시간강사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이 전망이 좋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활로를 터주어야 할 것이다.
박상태(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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